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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2화 소설 번역/텍본

제122화 파라고 떨어져서 지켜보는 내 앞에서 파라고는 보물상자에 걸린 함정을 해제하고 열어보였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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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파라고

떨어져서 지켜보는 내 앞에서 파라고는 보물상자에 걸린 함정을 해제하고 열어보였다.

「해독약 2개네.」

그의 실력이 무뎌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의 귀환을 오랫동안 기다린만큼 복귀하자마자 죽어버리면 견딜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도적으로서 그의 실력은 가르다의 몇배나 뒤떨어진다.
그렇지만, 그게 좋은 거다.
전위인 세 사람도 노라와 비교하면 훨씬 믿음직하지 못하고, 스테아도 나도 우르 스승에게는 비할 여지도 없다.

「헤에, 역시 2층까지 내려오니 보물상자에도 잡동사니 말고 다른 게 들어 있구나.」

루가무가 내 옆에 서서 말했다.
그녀도 2층의 마물 정도라면 정면에서도 고전하지 않고 때려눕힐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함정도 치사해지지만 말이지.」

파라고가 전리품을 포대에 넣으며 투덜거린다.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마물일 수록 지능이 높고 힘도 세다.
그런 마물들이 만드는 보물상자는 해제 난이도가 높기만 한 게 아니라 함정으로 강력한 마법을 설치해두는 경우도 있다는 듯하다.
경우에 따라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함정도 있고 거기에 빨려들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모험가도 많다는 듯하지만, 그럼 그걸 누가 전한 것인가 생각한 시점에서 난 루머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나저나 놀랐다고. 돌아왔더니 헤이모스의 구멍을 리저드맨이 채우고 있었으니 말이야.」

그의 파트너였던 헤이모스는 바로 이 미궁 지하 2층에서 참수토끼에게 목숨을 잃었다.
파라고는 헤이모스를 애도하기 위해 그의 목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갔었다.
처음엔 놀랐지만 그럼에도 금방 결론짓고 받아들인 듯해서 딱히 불평을 말하는 일은 없었다.

「이쪽도 네가 좀처럼 돌아오질 않으니까 결론을 내린 건가 생각할 뻔 했다고.」

루가무의 발언은 순수한 불평이다.
파라고는 갑자기 도시를 떠나, 당시에 알린 기한을 넘겨도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 덕분에 시가플 파티는 도적직을 비워둔 채 대부분의 기간을 휴면 상태로 지냈다.
그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파티로서의 경험도 쌓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럭저럭 돈도 벌었을 것이다.
신인의 지도원이나 다른 파티의 용병 같은 일로 각자 연명은 하고 있었지만, 루가무 일행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을 헛되이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렇게 괴롭히지 말라고.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헤이모스랑은 쭉 함께 해왔었으니까.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단 말이지.」

파라고가 애잔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중한 존재를 잃고, 그럼에도 미궁에 돌아온 것이다.
어쩌면 거기엔 큰 결의나 결단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상실을 알게 되고 그럼에도 모험가의 길을 걷는 그에게는 역시 다른 길이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것처럼.

*

「참수토끼다!」

마물의 판정에 성공한 파라고가 외쳤다.
바로 앞에 7마리의 토끼가 무리를 이루고, 더 안쪽에도 4마리의 토끼가 이쪽을 주시하고 있다.

『멈추세요!』

스테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바로 앞의 토끼가 반쯤 움직임을 멈췄다.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는다.
좀 더 흉악한 마물도 꽤나 봐왔지만 참수토끼에게는 싫은 이미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재빨리 자신의 행동을 검토한다.
바로 앞에 있는 무리와 안쪽에 있는 무리 중 어느 쪽을 공격할 것인가. 혹은 잠재울 것인가.
효율로 따지면 안쪽에 있는 무리를 재우는 편이 좋다.

『폭염!』

내 마법이 폭발해 바로 앞의 토끼들이 화염에 휩싸인다.
몇 초 후에, 바로 앞에 있던 토끼들은 1마리 남기고 질식했다.
루가무의 곤봉이 그 1마리를 털어버리듯 박살내고, 뒤를 막고 있던 토끼와 전위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충분히 성장한 전위의 공격은 간단하게도 토끼들을 매장했다.

피해도 없고 완승에 가깝다.
그럼에도 내 등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다.
문득 옆을 보니 관전하고 있던 파라고도 긴장에 사로잡혀 있었던 듯 그는 양동이로 물을 끼얹은 건가 생각들 정도로 땀을 흘리고 있었다.

「파라고 씨, 전투 후처리를…….」

스테아가 말을 걸고서야 정신을 차린 파라고는 허둥대면서도 참수토끼들의 둥지를 뒤졌다.

*

지하 10층까지의 지도는 모험가 조합에 비치되어 있어 유료로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열람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험가는 스스로 측량해서 자체적으로 지도를 만든다.
그럼 누가 측량을 하는가 하면, 대체로 도적이 맡는 걸로 되어 있다.
파라고는 작은 매듭을 몇개나 지은 끈의 고리를 한손에 들고 걸으며 거리를 계측하고 있으며, 길이 굽어질 때는 방위를 계측해서 각도를 장부에 기입한다.
그렇게 해서 그는 지하 1층의 지도를 완성했고 2층도 반 정도 답파했다.
시가플 파티의 전력적으로는 지하 2층을 거니는데 고전하는 일은 적었기에 안정적으로 답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분기는 오른쪽으로 가면 이미 알고 있는 공간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왼쪽은 지금은 가본 적 없네.」

파라고는 장부에 적힌 약도를 보면서 말했다.
그곳은 본 기억이 전혀 없는데다 파라고가 없을 때도 온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럼 왼쪽이네.」

리더인 시그가 결단하고 선두를 끊고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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