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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7화 소설 번역/텍본

제127화 채권 노예 「네르하입니다.」 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슬렌더, 라고 하기 보다는 불건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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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채권 노예

「네르하입니다.」

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슬렌더, 라고 하기 보다는 불건강하게 깡마른 몸매였다.

연령적으로는 우리와 가깝고 출신은 서방의 만족이라는 것 같다.

말라버린 머리카락이나 더러워진 의복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명백하게 폭행을 당한 얼굴이었다.

몇 번이고 얻어맞은 모양으로 얼굴은 검푸르게 부어올라 있다.

열린 입에서 반 이상 부러진 치아가 보인다.

코는 구부러졌고 입술도 갈라져 있다.

오른쪽 눈도 거의 열려 있지 않다.

잘 보면 오른팔도 전완이 부풀어 올라 있어 뼈가 부러진 걸지도 모른다.

『상처여 나아라!』

내가 부탁하기도 전에 스테아가 회복 마법을 영창해주었다.

그녀가 입은 상처가 치유되어 간다.

결손부가 회복되고 2번째 회복마법으로 그녀의 원래 얼굴이 보였다.

외상은 나았지만 그럼에도 눈빛은 텅 빈 채였다.

나는 가슴이 아파서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모험가 조합의 사무원은 오물을 대하듯 한 태도로 그녀를 끌고 온 뒤 말문이 막힌 우리를 곁눈질하고 급히 돌아갔다.

복원된 네르하의 얼굴은 코가 낮고 입술도 엷다.

몸이 얇은 것과 표정이 없는 것도 한몫해, 그녀 전체가 흐리게 보인다.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상처를 치료해 주셨다는 건 역시 창관에서 손님을 받게 되는 건가요.」

그녀가 아주 조금 보인 표정은 공포와 증오와 혐오가 뒤섞인 것이었다.

가만히 바닥을 바라보며 깨문 입술에서 피가 나오고 있다.

네르하는 창부로서 일하는 것에 저항했던 걸지도 모른다.

상대가 노예상인지 다른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부류의 인종으로부터 보면 우리는 경제동물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소나 말보다도 힘이 뒤떨어지고 말을 이해하기 때문에 편리. 그 정도의 인식이다.

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려서 따르게 하고, 그래도 안되면 처분한다.

「괜찮아. 네르하. 그런 곳에서 일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네르하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은 루가무였다.

한순간 네르하의 얼굴에 기쁨의 색이 떠오르고 금방 무표정으로 덧칠된다.

희망을 밟아뭉개지는 것에 익숙한 사람 특유의 감정 이동이다.

「아, 못 믿는구나. 우리 서방은 이런 꼴이지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연인에게 시원스럽게 바보취급당한 기분이 들지만 그건 넣어두고.

네르하의 시선이 바닥에서 들어올려져 나를 응시했다.

그녀의 시선에는 두려움이 섞여 있지만 그럼에도 나를 평가하고 있다.

「저기 그, 안녕하세요. 당신의 채권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얼굴로 그녀의 시선을 받아야 할지 몰라서 우선 인사를 한다.

네르하는 놀란 얼굴로 그것을 보고 있다.

뭐, 노예에게 인사하는 주인 따윈 들어본 적도 없으니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 그녀는 그대로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네르하는 이미 절망에 빠져 있다.

그건 그것대로 비극이고 가슴이 아픈데 동시에 머리도 아프다.

니엘렉은 금화 300매의 빚이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봐도 그녀에게 그런 가치는 없다.

그녀는 아마 쓸모없는 노예라고 다시 팔린 건 아닐까.

채권 노예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주인이 경영하는 농원이나 공방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고, 주인이 지불하는 급료로 주인에게 빚을 값는 형태가 된다.

기본적으로는 노인이 될 쯤에 채무가 소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은 늙은 노예를 쓸데없이 부양하고 싶지 않은 주인 측 사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주인이 특정 업무에 노예를 종사시켜 그 수확을 빼앗는 형태의 노예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나 같은 노예 모험가를 말하는 것으로, 그 외에도 노예에게 재주를 훈련시켜 연회 예능인으로서 술자리에 파견하는 일도 있다.

덧붙여 여자 노예를 창관에서 일하게 하는 것은 이 양쪽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즉 스스로 창관을 경영하는 사람이 노예를 살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노예를 사서 창관에서 일하게 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도 능력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노예는 있고 그런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노예상에 다시 팔려넘어간다.

한 번 팔린 노예의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노예상도 존재하며, 그 상인이 개최하는 옥션에 가면 보통보다 훨씬 싸게 노예를 구입할 수 있다.

그렇게 팔린 재판매 노예는 보통, 소모품으로서 입에 담기도 꺼려질 정도로 향락적인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 같다.

그녀 같은 가냘픈 여성이 스스로를 사들일 대금을 번다고 하면 수단은 그렇게 없다.

다름 아닌 몸을 팔거나 모험가가 되거나.

그 이외에 예를 들어 세탁부나 급사로서 고용되어 일한다고 해도 이자도 내지 못하고 은행과 노예 관리국에 찍힐 지도 모른다.

그리고 재판매 노예를 매각해도 거의 값이 매겨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젠장, 당했다.

그녀는 창부가 되고 싶지 않다.

그만큼이나 폭행을 당했었다, 라는 건 그 의사를 굽힐 생각은 없겠지.

그렇게 되면 그녀에게 남은 것은 모험가의 길 밖에 없다.

니엘렉이 친절하게도 입학금은 조합이 부담한다고 말했던 것은 그런 것이었나.

모험가 조합은 염가의 재판매 노예가 모험가로서 통용되는 것인지를 검증하고 싶은 것이다.

네르하가 잘 하면 도시에 넘치는 재판매 노예를 사들여 모험가를 시킬 속내로, 나는 무상으로 그 검증 실험을 주도하는 현장 책임자를 떠넘겨진 것이다.

학비는 면제라고 해도 그녀의 당면한 생활비 등의 마련에 암담한 기분이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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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6화 소설 번역/텍본

제126화 수수 「그는 저희 동료입니다. 유감이지만 강사 직무를 맡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당하게 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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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네에서는 제목 이상하게 올라오던데

미궁이 좆같은 이유는 오역이고

직역하면 미궁 빌어먹을 멍청이 쯤 되고

국내 정서상 미궁개좆같다가 국룰임

 


제126화 수수

「그는 저희 동료입니다. 유감이지만 강사 직무를 맡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당하게 단언한 것은 선교사 견습인 스테아였다.

발성이 좋은 침착한 목소리가 항변하기 어려운 울림을 수반하며 귓전을 때린다.

「당신이 말한 대로, 모험가 전체에서 마법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적은 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존재이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거예요. 부디 저희에게서 그를 빼앗지 말아주세요.」

이럴 때 냉정하고 달변이며 게디가 뒷배로 커다란 조직을 가진 스테아는 가장 변론에 잘 맞는다.

하지만 니엘렉은 그녀를 힐끔 보고 코로 웃었다.

「아가씨. 자네는 미궁에서 말괄량이를 하는 것보다 자기 교단을 돌아보는 편이 좋지 않겠나.」

숨길 생각도 없는 모멸을 담은 어조.

좀 전까지 언터쳐블로 누구나가 정면으로 실랑이 하는 것을 피했던 『황야의 집 교회』의 위광은 생각보다도 약해져 있는 걸지도 모른다.

「염려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저는 그 교단의 명을 받아 모험가가 되어 있습니다. 신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리는 자로서, 그리고 모험가로서, 한층 더 말하자면 저 개인으로서도 그를 잃을 수는 없어요.」

스테아는 울적한 표정을 띠며 니엘렉을 바라본다.

유별나게 아름다운 소녀가 똑바로 바라보니 니엘렉은 시선을 돌렸다.

「분명 저희 교단은 불행한 어긋남으로부터 북방에서 까닭 없는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대하는 영주 측 수뇌진도 차례차례 스러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슬픈 이야기입니다만 분명 신벌이 내려진 것이겠지요.」

태연하게 말하는 스테아에게 니엘렉은 벌레 씹은 표정을 띤다.

과격한 종교단체 『황야의 집 교회』가 안고 있는 비장의 수단을 넌지시 내민 형태다.

「허세 부리지 마라 어린 년이. 너희들에게 여력이 없다는 것쯤…….」

「그만 합시다!」

나는 니엘렉의 말을 황급히 차단했다.

그는 등지고 있어서 보이지 않겠지만 우리에게서는 채광용 창문이 정면으로 보인다.

그 창문에서 온통 검은색인 괴인이 이쪽을 훔쳐보고 있었다.

왼손은 창문 틀에 걸치고 오른손은 주먹 크기의 돌을 싣고 있다.

2층 창문 밖에 어떻게 서 있는 것인지, 밖에서 보면 바보 같아 보이지 않을까,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니엘렉이 죽는 건 상관없지만 출두 명령을 받고 면회를 하고 있는 건 나다.

적어도 우리가 돌아가고 나서로 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우리의 시선을 쫓은 니엘렉이 돌아보기 직전에 코사메는 홱 사라졌다.

「뭔가. 뭘 보고 있는 겐가?」

「온통 검은색인 암살자야.」

당황하고 있는 니엘렉에게 루가무가 추가타를 가한다.

「바보 같은 소리를. 자네들은 모여서 날 놀리는 겐가?」

니엘렉은 이미 몹시 화나 있다.

실패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온건하게 거절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여럿 있으니 아무래도 이야기를 컨트롤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뭐, 겸사겸사다.

「저기, 저도 달에 며칠은 모험가 조합을 위해 구속받는 몸입니다. 그러니 그 이상의 일은 지양해 주시면 안 될까요.」

조합 간부인 그가 모를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매달 1호와의 면회에 향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 뭐, 갑자기 살해당하거나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노예 주제에 내 청을 거절하는 겐가?」

니엘렉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을 띠었다.

아마 상급 시민인 그는 노예에게 자유 의사가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을 지도 모른다.

「괜찮겠나. 이건 다 너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매번 위험한 미궁에 들어가고 싶은 겐가? 강사 일을 받아들이면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넌 달에 1번 상급 모험가의 선도를 받아 안전한 미궁을 걷기만 해도 된다.」

과연, 모험가 조합의 사정으로 맘대로 죽어서는 곤란하다는 것도 있는 거겠지.

그렇지만 미궁이란 항상 상정 외의 일이 따라다닌다.

현자 우르에리와 강철의 나플로이를 거느린 파티가 단 1체의 마물에게 완패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그렇지 않아도 후위를 노리는 마물이나 미궁 도굴꾼도 있다.

달에 1번이라도 미궁에 들어간다면 역시 자기 강화가 필요해서, 그 때문에 미궁에 들어가는 것은 계속해야 한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정말로 괜찮겠나?」

니엘렉의 말투는 내 판단을 책망한다기보다 의아하게 여기는 거겠지.

자기가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그는 한 조각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는 것이다.

「강사 건은 알겠다. 시가플 파티가 나를 업신여긴 건 똑똑히 기억해두지.」

니엘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듯 중얼거리고 심호흡 하고나서 상의의 안쪽 주머니에서 종이를 1장 꺼냈다.

「그리고 조합의 운명을 쥔 남자가 노예라는 것도 모양이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말하고 내 앞에 종이를 던졌다.

그 종이를 열어보니 그것은 권리서였다.

소유자 란에 내 이름이 쓰여 있다.

「직접 현금을 주는 건 문제가 있어서 말이네. 대신 선물을 주도록 함세. 변변치 못한 것이네만 잘 이용해서 어서 자유의 몸이 되도록 하게.」

그의 말을 빌리면 즉 노예란 변변치 못한 것이라는 말이겠지.

내게 건네진 종이는 채권 노예의 권리서였다.

착각이 아니라면 나는 노예이면서 다른 노예의 소유자가 되었다는 것인가.

「노예 관리국과 은행 등록은 되어 있다. 현물은 1층에 있으니 데리고 가도록. 만약 그것에게 모험가를 시키고 싶다면 학비는 조합이 부담한다. 어쨌든 조합은 자네에게 금화 300매 어치의 물품을 수수했다는 것만 기억해두게.」

그렇게 말하고 니엘렉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체 없이 방에서 나갔다.

갑작스러운 일에 내 사고는 따라가지 못하고 멍하니 권리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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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5화 소설 번역/텍본

제125화 타진 「최근, 모험가가 격감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고 생각하네만. 이게 정말로 머리가 아파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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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타진

「최근, 모험가가 격감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고 생각하네만. 이게 정말로 머리가 아파서 말이네.」

니엘렉은 작위적인 한숨을 쉬며 불평했다.

모험가 조합은 모험가를 총괄하는 단체이므로 머릿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저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조합 간부를 맡은 그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우리 같은 일반 조합원에 대한 도시에서의 취급에도 영향이 끼친다.

면전에서 강철의 나플로이나 현자 우르에리에게 불평을 말하는 사람은 그리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 같이 얼마든지 있는 모험가들로부터는 서서히 특권이나 우대조치를 빼앗겨 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그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이 마음 쓸 문제로 우리한테 이야기해도 곤란하다.

시그도 나도 애매하게 수긍한다.

「그래서 말이네. 모험가 조합은 인원 보충으로 이어지는 방책을 몇 개 정도 펼치고 있네만, 차례차례로 문제가 늘어서 말일세.」

지친 듯한 웃음을 띠는 니엘렉의 이 표정은 본심일 지도 모른다.

그들이 펼친 방책이라는 것이 학자금 대출이나 채권 노예 구입 알선 같은 것이겠지.

그것에 말려든 것이 요전번의 브랜트의 난입이다.

「당면의 대책으로서 단골 노예상에게 상담해서 채권 노예를 대량 구입했네만. 자, 그런데 말일세. 이번에는 받아들일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걸세.」

니엘렉은 수기로 된 자료를 내민다.

종이에는 각 직업명이 쓰여 있고 그 뒤에는 인수가 기재되어 있다.

평소에는 50명 정도 수강신청을 받는 교육기관의 어느 과도 3할 정도 초과하고 있다.

교실은 필시 숨이 막힐 것이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월등히 인수가 많은 과가 있다.

「적당히 구입한 노예들은 모험가로서 적성이 없는 자가 많아서 말이네. 그런 자들은 깡그리 마법사 견습이 된 걸세.」

니엘렉은 종이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곳에는 마법사 양성기관의 인수가 적혀 있다.

「거의 3배네요.」

무심코 나도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런 대인원은 교실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니엘렉은 코로 웃었다.

「그 말일세. 어쩔 수 없으니 마법사 견습은 2교대제로 수업을 받고 있네. 2조 중에 1조는 해 질 녘부터 야간에 걸쳐서 수업을 실시하고 있네. 이건 이것대로 낮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호평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1조에 70명은 너무 많네. 결국 근본적으로는 교실을 늘릴 필요가 강제되는 걸세.」

늘리면 되잖아.

나는 단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호출까지 한 이상 푸념을 들려주려고 부른 건 아닐 테지.

「모험가 조합 소속 강사 녀석들 중에는 노예로만 이뤄진 반을 경원시하는 자도 있어서 말일세. 한심하게도 말이네.」

모험가끼리도 하급 시민은 노예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 의식이 있다.

니엘렉 같은 부유층 시민들에게도 차별 의식은 있지만 그들은 하급 시민과 노예를 일일이 구별하지 않으니 평소에는 오히려 눈치채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표층적으로라도 대등하게 있어주려고 하는 시그는 예외적인 것이다.

「니엘렉 씨 입장이라면 억지로라도 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요.」

시그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렇게 말하지만 말이네. 이미 현재 강사로서 근무하고 있는 자라면 몰라도 강사로 초빙하려고 타진하는 단계에서 거절당하는 걸세. 그렇게 되면 내 입장 따윈 상관없는 게지. 말이 나와서 말이네만 자네는 노예로만 구성된 반의 강사를 해줄 텐가?」

니엘렉의 물음에 시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저는 아직 현역이니까…….」'

「달리 타진했던 녀석들도 대체로 그런 반응이었네. 노예뿐인 반이라고 하면 왜들 그리 볼일이 생기는지. 이전과는 거절하는 확률이 크게 다른 걸세.」

니엘렉은 어깨를 움츠린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유시민의 대다수는 노예와 접점이 생기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거기서 노예를 상대하는 것은 노예라는 결론이 나왔네. 그것도 조합 총회에서 제대로 된 이유를 세울 수 있는 인선이라고 하면 선택지는 그리 없는 걸세.」

「저한테 강사를 하라는 건가요?」

이 흐름에선 달리 없겠지.

내 물음에 니엘렉은 크게 끄덕였다.

확실히 나 자신도 노예이기 때문에 다른 노예에 대한 기피감은 없다.

「그렇지만 저는 이샤르를 쓰러트리지 못했는데요. 거기다 마법도 전부는 쓰지 못하고.」

강사는 적어도 달인이 아니면 될 수 없고, 가르치는 마법도 얼추 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조건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직함은 어디까지나 강사 조수로 함세. 일시적인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위탁 강사인 걸세. 실질적으로는 노예 마법사 견습들을 한 조만큼 담당해 줘야겠지만, 어쨌든 초보적인 좌학과 마법의 기본을 가르치기만 하면 될세.」

니엘렉은 엷게 웃으며 「어차피 대부분은 금방 죽네.」 라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모험가 조합은 조기 졸업 같은 속성재배만이 아니라 방임재배에도 손을 대고 싶은 것 같다.

지도원 수행에 의한 미궁 잠행은 그래도 견습이 간단하게 죽지 않도록 제도 설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니엘렉의 말투로 보면 어쨌든 최소한의 교육만을 실시한 노예들을 연이어 미궁에 들여보내고 싶은 것이다. 살아남으면 좋고, 죽어도 노예이므로 그 다음을 들여보낼 뿐이다.

니엘렉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겠지만 만약 제도가 문제가 될 경우, 분명 규탄되는 것은 나다.

분명 그에게 노예의 가치 따위는 푼돈으로 조달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겠지.

그리고 내가 죽으면 그는 강사도 다른 노예로 바꾸겠지.

조금 전에 말한 이유도 적당히 바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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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4화 소설 번역/텍본

제124화 출두 명령 지상으로 돌아와 전과를 배분하니 1인당 금화 1장 반 정도 벌이가 되었다. 우선 검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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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출두 명령

지상으로 돌아와 전과를 배분하니 1인당 금화 1장 반 정도 벌이가 되었다.
우선 검은 이끼 군생지 이외엔 지하 2층도 답파했기 때문에 슬슬 지하 3층에 도전할 시기 아닐까, 누가 그렇게 말한 것도 아니지만 모두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합 대기소에 귀환 보고를 하는 것은 내 역할로 고정되었다.
전위 녀석들은 무기나 방어구의 정비로 바쁘고, 도적인 파라고도 경장이라고는 하나 갑옷 관리도 있고 추가로 전리품 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을 뗄 수가 없다.
그리 되면 나와 스테아가 남게 되지만, 최근까지 대기소에 메리아를 기다리게 하고 미궁에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스테아는 대기소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메리아를 두고 온 지금도 어쩐지 평소처럼 내가 보고를 하러 오게 된다.

「어머, 당신 출두 명령이 내려와 있네.」

사무 아줌마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에, 출두?」

너무도 웅장한 울림에 나는 두근두근해졌다.
뇌리에 짚이는 구석이 몇 개 정도 떠오른다.
그렇지만 어느 것도 문제는 되지 않았을 터다.

「저기 그, 출두라니 어디로 말인가요?」

「모험가 조합인 게 당연하잖니. 오늘 중에 본부에 얼굴 비춰두렴.」

아줌마의 대답을 듣고 안심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뭐, 영주 쪽이라면 분명 주인을 통할 것이고 노예 관리국이라면 출두 명령 같은 걸 내리지 않고 직접 잡으러 오겠지.
세무서도 사유재산에 지나지 않는 나에게는 연이 없다.

「내용은 알 수 없을까요?」

「몰라. 그냥 당신한테 출두하라고 전달하라고 밖에 들은 게 없는 걸.」

아줌마는 언짢은 듯이 말하고 담담하게 평소처럼 귀환 보고를 접수했다.

밖에 나가서 동료들에게 그 뜻을 전하자 다들 이상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의 표정은 변화 없었지만 그녀도 고개를 기울이고 있었으니 의아해하고는 있겠지.
사소한 이유로 일개 모험가 따위를 불러낼 정도로 모험가 조합도 한가하지는 않을 터다.

「같이 가줄까?」

시그가 자진하여 나선다.
리더로서의 책임감이 있는 것이겠지.

「그래. 내용은 모르겠지만 까다로운 명령 같은 거라면 곤란하니까,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사교도 토벌에서도 창구가 된 건 술집 아저씨였다.
미궁의 변화 소동 때도 모험가에게 직접 대치한 것은 술집 아저씨였을 테고, 그것이 이번에 한해 직접 조합이 면회를 강제하고 있다.
그다지 유쾌한 일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럼 나도 갈게.」

곧바로 루가무도 나서왔다.

「저도 갈 거예요.」

스테아도 질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나온다.

「기도 갈ㄲㅏ?」

결국 막 모험가로 복귀해 심히 지쳐 있는 파라고 이외에는 따라와 준다고 한다.
우리는 도시에 돌아와서 파라고와 헤어져 그길로 모험가 조합 사무소로 향했다.

*

조합 사무소 안에는 우리 외에도 20명 정도 내객이 있어 혼잡했다.
각각 모험가 양성기관으로의 입학 희망이나 파티 멤버 등록, 혹은 지도원 보수 수령 등을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3개 밖에 없는 창구의 가장 짧은 줄 맨 끝에 선다.
여기서 5명 있어봤자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시그만 동반하고 여성 3인조는 벽 쪽에서 기다려달라고 한다.
이윽고 줄이 나아가 내 차례가 왔다.
창구에는 젊은 남성 사무원이 앉아 있다.

「실례합니다. 미궁 입구 대기소에서 얼굴 비추란 소리를 들었는데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대기소에서 건네받은 서류를 사무원에게 내민다.
사무원은 무슨 일인지 모르는 모양으로 종잇조각을 보고 있더니 역시 모르겠다는 듯하여 그것을 든 채로 안쪽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랑 시그는 따분한 듯이 서서 기다린다.
어느 쪽에서도 입을 열지 않은 채 어수선함이 둘러싼 두 사람의 공간에는 침묵이 흐른다.
사실 이 침묵이 불편하지는 않다.
내가 시그를 좋아한다는 것과 그도 또한 나를 호감으로 생각해 주는 것 같아서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기뻐지는 것이다.
아마도 내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그는 틀림없이 그 친구 중 하나다.
그가 곤경에 처하면 나는 어떻게든 해서 그를 돕겠지.
나 이외에도 친구가 많을 그는 애초에 굳세어서 그런 도움 따위 필요도 없겠지만.

이윽고 사무원이 돌아와서 2층 회의실에서 기다리라고 했기에 우리는 줄줄이 계단을 올라 2층 문을 연다.
사교도 토벌을 완수한 뒤 도시 유지들과 면회했던 방이다.
그 때의 대화 흔적이 나무 바닥에 희미하게 남아 있다.
우리는 적당한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틈을 두지 않고 문이 열리고 이마가 벗겨진 초로의 남자가 들어왔다.
고급 신사복을 입은 남자는 우리와 마주 보는 위치에 의자를 가져와서 앉는다.

「여어, 자네가 소문의 마법사구먼. 나는 조합 이사인 니엘렉이라고 하네.」

남자는 온화한 말투로 이름을 댔다.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애매하게 머리를 숙인다.

「그 밖의 자네들은 시가플 파티겠지. 도시를 구한 영웅들을 이렇게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생각하네.」

니엘렉은 웃는 얼굴로 말하고 있지만 본심은 아닐 것이다.
표정은 지어낸 웃음이고, 말은 겉치레일 뿐이다.
하지만 쓸데 없는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는 겉치레도 필요하겠지.

「안녕하세요. 시가플 마네입니다. 아직 신출내기지만 이 파티의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칭찬의 말씀 감사히 받겠습니다.」

내가 입을 열기 전에 시그가 말했다.
이쪽도 딱히 감정은 담겨 있지 않다.
시가플 파티와 모험가 조합 이사와의 대화는 대충 조용하고 뻔하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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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3화 소설 번역/텍본

제123화 암흑 미궁은 어둑어둑하다. 그것은 이끼가 마력을 흡수해서 조그맣게 발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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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암흑

미궁은 어둑어둑하다.
그것은 이끼가 마력을 흡수해서 조그맣게 발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미궁순응을 거친 지금의 나는 그걸로도 미궁을 충분히 내다볼 수 있다.
탐색에도 전투에돋 지장은 없었다.
그 눈이 갑자기 빛을 잃었다.

「어라?」

눈꺼풀은 분명히 열려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코도, 얼굴 앞으로 가져온 자신의 손도 전혀 눈에 비치지않는다.

「검은 이끼 영역이다, 다들 천천히 물러나!」

파라고가 날카롭게 외친다.
미궁에 자라는 이끼는 한 가지가 아니다.
여러 종류의 이끼가 벽이나 천장에 군생하고 있지만 어느 것이든 마력에 반응해서 발광하는 점에서는 큰 차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끼를 하나하나 구별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다.
그것은 모든 빛을 흡수하는 검은 이끼다.
검은 이끼가 군생하는 영역은 제한적이다. 나도 그 군생지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험가는 애초에 횃불을 들지 않지만 만약 불을 피워도 여기서는 무의미하다고 교육기관에서 강습을 받았다.
살짝 뒤로 물러나자 빛이 부활했다.
다른 멤버도 차례차례로 칠흑으로부터 빠져나온다.

「후우, 검은 이끼 군생지는 처음 와보는데 꽤 무섭네.」

루가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다들 하나같이 긴장하고 있다.
검은 이끼가 자아내는 암흑은 그만큼 위험한 것이다.
이번은 파라고가 금방 주의를 촉구시켜줬기에 망정이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채로 암흑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리는 파티도 있다고 한다.
방향을 잃을 뿐이라면 침착하고 탐색하면 되지만 암흑 속에는 새까만 슬라임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다.
시각을 빼앗겨, 방향을 잃고, 슬라임에게 갉아먹힌 모험가는 거의 살아날 수 없다.
따라서 다소 자신이 있더라도 검은 이끼 군생지에는 다가가지 않는 것이 정설이었다.

「어떻게 할 거ㅈㅣ, 돌아갈 건ㄱㅏ?」

「그래야겠지. 다른 길로 가자.」

기의 물음에 시그가 수긍했다.
하지만 나는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잠깐만 괜찮을까. 한 번만 더, 암흑에 들어가고 싶은데.」

동료들의 시선이 나에게 모인다.

「한 걸음만 들어가서 금방 나올 테니까 말야, 누구 내 손 잡고 있어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한 내 눈 앞에 파라고 이외의 손이 내밀어졌다.
나는 소원을 비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는 스테아에게서 눈을 돌리고 루가무의 손을 잡는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당겨줄 테니까.」

루가무는 득의양양하게 말하고 내 손을 강하게 맞잡아주었다.

「응, 부탁해. 어차피 안에도 소리는 평범하게 들리니까…….」

나는 그대로 암흑으로 들어간다.
역시 한순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마력이 아닌 빛을 흡수하는 검은 이끼와 공생하는 검은 슬라임.
빛에 의지해선 이것은 관측할 수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황공하게도 1호 특제 마력 감지 기관이 있다.
동료 포함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 기능은 여러모로 검증해본 결과, 얕은 계층에서는 마력이 너무 연해서 그다지 의미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이 암흑 속에서라면 무언가 보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감을 마력감지에 집중시켜보니 알겠다.
작지만 분명하게 마력 덩어리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크기와 느린 움직임으로 보아 검은 슬라임이 틀림 없다.
벽이나 천장에도 달라붙어 있다.
암흑 속을 내다보려고 하는 나는, 이 때 가장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곳을 놓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자신의 바로 위.
나는 목덜미에 떨어져내려온 검은 슬라임에 의해 처음으로 전위가 두려워하는 아픔을 알게 되었다.

「앗 뜨!」

선명한 아픔에 무심코 손으로 털어버리려고 하자 격통의 범위가 넓어지며 손가락도 불타는 것 같았다.
그 아픔은 무수한 바늘에 찔리면서 불 붙은 횃불로 지져지는 것 같아서, 뇌 속은 아픔 이외에 것을 생각할 수 없게 된다.
그 순간 루가무가 내 손을 잡아당겨 암흑에서 꺼내주었다.

「움직이지 마!」

시그는 곧바로 나이프를 뽑아 내 몸에 부착된 슬라임을 긁어냈다.

『상처여 나아라!』

스테아의 회복마법에 의해 아픔이 가시기 시작한다.
완전히 상처가 나아도 내 심장은 아플 정도로 강하게 고동치길 계속하고 있었다.

「뭐가 하고 싶었던 거야.」

시그가 나이프에 붙은 슬라임 파편을 벽에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그가 보자면 내 행동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을 테니 당연한 불만이었다.
잘게 썬 슬라임은 생물로서의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않게 된다.

「암흑 속 길을 탐색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서.」

「그야 당연히 무리지!」

내 대답에 시그는 화냈다.
리더로서 당연했다.

「다른 길로 간다. 암흑에는 들어가지 마.」
심기불편한 듯이 말하고 다시 선두에 서서 걸어나간다.
동료들도 줄줄이 그를 따라 걸었다.
암흑 속에서도 검은 슬라임이 있는 곳은 파악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그걸로 충분한 수확이었다.
그리고 검은 이끼 군생지에는 나부터가, 한동안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피하지 않을 필요가 있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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