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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개좆같다 127화 소설 번역/텍본

제127화 채권 노예 「네르하입니다.」 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슬렌더, 라고 하기 보다는 불건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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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채권 노예

「네르하입니다.」

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슬렌더, 라고 하기 보다는 불건강하게 깡마른 몸매였다.

연령적으로는 우리와 가깝고 출신은 서방의 만족이라는 것 같다.

말라버린 머리카락이나 더러워진 의복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명백하게 폭행을 당한 얼굴이었다.

몇 번이고 얻어맞은 모양으로 얼굴은 검푸르게 부어올라 있다.

열린 입에서 반 이상 부러진 치아가 보인다.

코는 구부러졌고 입술도 갈라져 있다.

오른쪽 눈도 거의 열려 있지 않다.

잘 보면 오른팔도 전완이 부풀어 올라 있어 뼈가 부러진 걸지도 모른다.

『상처여 나아라!』

내가 부탁하기도 전에 스테아가 회복 마법을 영창해주었다.

그녀가 입은 상처가 치유되어 간다.

결손부가 회복되고 2번째 회복마법으로 그녀의 원래 얼굴이 보였다.

외상은 나았지만 그럼에도 눈빛은 텅 빈 채였다.

나는 가슴이 아파서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모험가 조합의 사무원은 오물을 대하듯 한 태도로 그녀를 끌고 온 뒤 말문이 막힌 우리를 곁눈질하고 급히 돌아갔다.

복원된 네르하의 얼굴은 코가 낮고 입술도 엷다.

몸이 얇은 것과 표정이 없는 것도 한몫해, 그녀 전체가 흐리게 보인다.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상처를 치료해 주셨다는 건 역시 창관에서 손님을 받게 되는 건가요.」

그녀가 아주 조금 보인 표정은 공포와 증오와 혐오가 뒤섞인 것이었다.

가만히 바닥을 바라보며 깨문 입술에서 피가 나오고 있다.

네르하는 창부로서 일하는 것에 저항했던 걸지도 모른다.

상대가 노예상인지 다른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부류의 인종으로부터 보면 우리는 경제동물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소나 말보다도 힘이 뒤떨어지고 말을 이해하기 때문에 편리. 그 정도의 인식이다.

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려서 따르게 하고, 그래도 안되면 처분한다.

「괜찮아. 네르하. 그런 곳에서 일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네르하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은 루가무였다.

한순간 네르하의 얼굴에 기쁨의 색이 떠오르고 금방 무표정으로 덧칠된다.

희망을 밟아뭉개지는 것에 익숙한 사람 특유의 감정 이동이다.

「아, 못 믿는구나. 우리 서방은 이런 꼴이지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연인에게 시원스럽게 바보취급당한 기분이 들지만 그건 넣어두고.

네르하의 시선이 바닥에서 들어올려져 나를 응시했다.

그녀의 시선에는 두려움이 섞여 있지만 그럼에도 나를 평가하고 있다.

「저기 그, 안녕하세요. 당신의 채권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얼굴로 그녀의 시선을 받아야 할지 몰라서 우선 인사를 한다.

네르하는 놀란 얼굴로 그것을 보고 있다.

뭐, 노예에게 인사하는 주인 따윈 들어본 적도 없으니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 그녀는 그대로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네르하는 이미 절망에 빠져 있다.

그건 그것대로 비극이고 가슴이 아픈데 동시에 머리도 아프다.

니엘렉은 금화 300매의 빚이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봐도 그녀에게 그런 가치는 없다.

그녀는 아마 쓸모없는 노예라고 다시 팔린 건 아닐까.

채권 노예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주인이 경영하는 농원이나 공방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고, 주인이 지불하는 급료로 주인에게 빚을 값는 형태가 된다.

기본적으로는 노인이 될 쯤에 채무가 소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은 늙은 노예를 쓸데없이 부양하고 싶지 않은 주인 측 사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주인이 특정 업무에 노예를 종사시켜 그 수확을 빼앗는 형태의 노예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나 같은 노예 모험가를 말하는 것으로, 그 외에도 노예에게 재주를 훈련시켜 연회 예능인으로서 술자리에 파견하는 일도 있다.

덧붙여 여자 노예를 창관에서 일하게 하는 것은 이 양쪽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즉 스스로 창관을 경영하는 사람이 노예를 살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노예를 사서 창관에서 일하게 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도 능력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노예는 있고 그런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노예상에 다시 팔려넘어간다.

한 번 팔린 노예의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노예상도 존재하며, 그 상인이 개최하는 옥션에 가면 보통보다 훨씬 싸게 노예를 구입할 수 있다.

그렇게 팔린 재판매 노예는 보통, 소모품으로서 입에 담기도 꺼려질 정도로 향락적인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 같다.

그녀 같은 가냘픈 여성이 스스로를 사들일 대금을 번다고 하면 수단은 그렇게 없다.

다름 아닌 몸을 팔거나 모험가가 되거나.

그 이외에 예를 들어 세탁부나 급사로서 고용되어 일한다고 해도 이자도 내지 못하고 은행과 노예 관리국에 찍힐 지도 모른다.

그리고 재판매 노예를 매각해도 거의 값이 매겨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젠장, 당했다.

그녀는 창부가 되고 싶지 않다.

그만큼이나 폭행을 당했었다, 라는 건 그 의사를 굽힐 생각은 없겠지.

그렇게 되면 그녀에게 남은 것은 모험가의 길 밖에 없다.

니엘렉이 친절하게도 입학금은 조합이 부담한다고 말했던 것은 그런 것이었나.

모험가 조합은 염가의 재판매 노예가 모험가로서 통용되는 것인지를 검증하고 싶은 것이다.

네르하가 잘 하면 도시에 넘치는 재판매 노예를 사들여 모험가를 시킬 속내로, 나는 무상으로 그 검증 실험을 주도하는 현장 책임자를 떠넘겨진 것이다.

학비는 면제라고 해도 그녀의 당면한 생활비 등의 마련에 암담한 기분이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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