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블 - https://m.blog.naver.com/hi_tension/223000159719

 

미궁개좆같다 124화 소설 번역/텍본

제124화 출두 명령 지상으로 돌아와 전과를 배분하니 1인당 금화 1장 반 정도 벌이가 되었다. 우선 검은 이...

blog.naver.com


제124화 출두 명령

지상으로 돌아와 전과를 배분하니 1인당 금화 1장 반 정도 벌이가 되었다.
우선 검은 이끼 군생지 이외엔 지하 2층도 답파했기 때문에 슬슬 지하 3층에 도전할 시기 아닐까, 누가 그렇게 말한 것도 아니지만 모두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합 대기소에 귀환 보고를 하는 것은 내 역할로 고정되었다.
전위 녀석들은 무기나 방어구의 정비로 바쁘고, 도적인 파라고도 경장이라고는 하나 갑옷 관리도 있고 추가로 전리품 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을 뗄 수가 없다.
그리 되면 나와 스테아가 남게 되지만, 최근까지 대기소에 메리아를 기다리게 하고 미궁에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스테아는 대기소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메리아를 두고 온 지금도 어쩐지 평소처럼 내가 보고를 하러 오게 된다.

「어머, 당신 출두 명령이 내려와 있네.」

사무 아줌마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에, 출두?」

너무도 웅장한 울림에 나는 두근두근해졌다.
뇌리에 짚이는 구석이 몇 개 정도 떠오른다.
그렇지만 어느 것도 문제는 되지 않았을 터다.

「저기 그, 출두라니 어디로 말인가요?」

「모험가 조합인 게 당연하잖니. 오늘 중에 본부에 얼굴 비춰두렴.」

아줌마의 대답을 듣고 안심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뭐, 영주 쪽이라면 분명 주인을 통할 것이고 노예 관리국이라면 출두 명령 같은 걸 내리지 않고 직접 잡으러 오겠지.
세무서도 사유재산에 지나지 않는 나에게는 연이 없다.

「내용은 알 수 없을까요?」

「몰라. 그냥 당신한테 출두하라고 전달하라고 밖에 들은 게 없는 걸.」

아줌마는 언짢은 듯이 말하고 담담하게 평소처럼 귀환 보고를 접수했다.

밖에 나가서 동료들에게 그 뜻을 전하자 다들 이상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의 표정은 변화 없었지만 그녀도 고개를 기울이고 있었으니 의아해하고는 있겠지.
사소한 이유로 일개 모험가 따위를 불러낼 정도로 모험가 조합도 한가하지는 않을 터다.

「같이 가줄까?」

시그가 자진하여 나선다.
리더로서의 책임감이 있는 것이겠지.

「그래. 내용은 모르겠지만 까다로운 명령 같은 거라면 곤란하니까,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사교도 토벌에서도 창구가 된 건 술집 아저씨였다.
미궁의 변화 소동 때도 모험가에게 직접 대치한 것은 술집 아저씨였을 테고, 그것이 이번에 한해 직접 조합이 면회를 강제하고 있다.
그다지 유쾌한 일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럼 나도 갈게.」

곧바로 루가무도 나서왔다.

「저도 갈 거예요.」

스테아도 질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나온다.

「기도 갈ㄲㅏ?」

결국 막 모험가로 복귀해 심히 지쳐 있는 파라고 이외에는 따라와 준다고 한다.
우리는 도시에 돌아와서 파라고와 헤어져 그길로 모험가 조합 사무소로 향했다.

*

조합 사무소 안에는 우리 외에도 20명 정도 내객이 있어 혼잡했다.
각각 모험가 양성기관으로의 입학 희망이나 파티 멤버 등록, 혹은 지도원 보수 수령 등을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3개 밖에 없는 창구의 가장 짧은 줄 맨 끝에 선다.
여기서 5명 있어봤자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시그만 동반하고 여성 3인조는 벽 쪽에서 기다려달라고 한다.
이윽고 줄이 나아가 내 차례가 왔다.
창구에는 젊은 남성 사무원이 앉아 있다.

「실례합니다. 미궁 입구 대기소에서 얼굴 비추란 소리를 들었는데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대기소에서 건네받은 서류를 사무원에게 내민다.
사무원은 무슨 일인지 모르는 모양으로 종잇조각을 보고 있더니 역시 모르겠다는 듯하여 그것을 든 채로 안쪽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랑 시그는 따분한 듯이 서서 기다린다.
어느 쪽에서도 입을 열지 않은 채 어수선함이 둘러싼 두 사람의 공간에는 침묵이 흐른다.
사실 이 침묵이 불편하지는 않다.
내가 시그를 좋아한다는 것과 그도 또한 나를 호감으로 생각해 주는 것 같아서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기뻐지는 것이다.
아마도 내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그는 틀림없이 그 친구 중 하나다.
그가 곤경에 처하면 나는 어떻게든 해서 그를 돕겠지.
나 이외에도 친구가 많을 그는 애초에 굳세어서 그런 도움 따위 필요도 없겠지만.

이윽고 사무원이 돌아와서 2층 회의실에서 기다리라고 했기에 우리는 줄줄이 계단을 올라 2층 문을 연다.
사교도 토벌을 완수한 뒤 도시 유지들과 면회했던 방이다.
그 때의 대화 흔적이 나무 바닥에 희미하게 남아 있다.
우리는 적당한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틈을 두지 않고 문이 열리고 이마가 벗겨진 초로의 남자가 들어왔다.
고급 신사복을 입은 남자는 우리와 마주 보는 위치에 의자를 가져와서 앉는다.

「여어, 자네가 소문의 마법사구먼. 나는 조합 이사인 니엘렉이라고 하네.」

남자는 온화한 말투로 이름을 댔다.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애매하게 머리를 숙인다.

「그 밖의 자네들은 시가플 파티겠지. 도시를 구한 영웅들을 이렇게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생각하네.」

니엘렉은 웃는 얼굴로 말하고 있지만 본심은 아닐 것이다.
표정은 지어낸 웃음이고, 말은 겉치레일 뿐이다.
하지만 쓸데 없는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는 겉치레도 필요하겠지.

「안녕하세요. 시가플 마네입니다. 아직 신출내기지만 이 파티의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칭찬의 말씀 감사히 받겠습니다.」

내가 입을 열기 전에 시그가 말했다.
이쪽도 딱히 감정은 담겨 있지 않다.
시가플 파티와 모험가 조합 이사와의 대화는 대충 조용하고 뻔하게 시작됐다.

+ Recent posts